[재산분할] 이혼후재결합 재차 이혼? 재산분할을 둘러싼 이혼변호사의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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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06-01본문
결국 또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정이라는 게 참 무서워요.
안녕하세요. 14년 차 이혼전문변호사 김은진입니다.
이혼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정' 이라는게 참 무섭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게 죽도록 밉다가도 막상 이혼을 하겠다고 결심하면 좋았던 시절이 떠오르며 망설이시는 경우가 꽤 많거든요.
부부로서 살아온 세월이 얼마가 되었던, 부부로 인연을 맺고 쌓아온 정을 쉽게 떨쳐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혼을 하고 난 후 다시 재결합을 하는 사례들도 종종 있는데요. 아이 양육에 대한 문제가 있거나, 이혼 후 배우자의 빈자리를 느껴 다시 잘 살아보자고 결심하시는 것이죠.
재결합 후 큰 문제 없이 잘 산다면 다행이지만, 안타깝게도 다시 이혼을 결심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사람과 다시 이혼을 하는 것이니 별로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하실 수 있지만, 재결합이혼은 첫 이혼보다 더욱 격렬한 논쟁이 펼쳐지지곤 합니다.
왜냐고요? 바로 '재산분할' 때문입니다.
◎ 재산분할의 핵심, 공동 재산의 형성 기간
이혼 재산분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공동 재산이 형성된 기간'입니다.
재결합이혼에서 재산분할 분쟁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형성 기간 때문인데요.
첫 번째 이혼의 경우 결혼 후 이혼까지의 기간이 명확하기에 기간 산정이 어렵지 않지만, 재결합 상황에서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합니다.
간혹 재결합 시 따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로 살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요. 사실혼 관계라 하더라도 사실혼 기간에 형성된 재산에 대해서는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사실혼의 경우 객관적으로 혼인생활의 실체 입증을 통해 법원의 인정을 받기 어려울 수 있죠.
물론 부부간 동거의무, 부양의무, 협조의무 및 정조의무를 지켰음을 입증한다면 사실혼 관계로 인정받아 법률혼 부부와 같이 사실혼 기간 동안 형성한 재산에 대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의뢰인의 사연 8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한 후 성격 차이로 이혼했어요. 이 당시에는 재산이 별로 없던 상태라 따로 재산분할을 하지 않았죠. 하지만 아이가 아빠를 너무 보고 싶어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주말마다 시간을 같이 보냈는데요. 그러다 보니 이혼을 한 것이 무색할 만큼 그냥 부부처럼 지내게 됐어요. 그래서 다시 재결합하기로 결정했고 따로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채 사실혼 관계로 6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재결합 후에도 저희는 여전히 같은 문제로 싸웠고 더 이상 참고 지내기가 힘들어서 이혼을 결정했습니다. |
위 의뢰인의 생각대로 첫 번째 혼인 기간도 모두 합쳐 재산분할 대상으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첫 번째 이혼 당시 재산분할이 전혀 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죠.
즉, 이혼 전 혼인 기간 8년과 재결합 후 사실혼으로 지낸 기간 6년을 모두 합쳐 그 사이에 함께 형성한 재산에 대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앞선 이혼에 재산분할 문제가 청산된 후라면, 얘기는 달라졌겠죠?
우리 법원은 앞서 이뤄진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문제를 정산했거나 이를 포기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혼인 중 쌍방의 협력에 의해 이룩한 재산은 모두 청산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99므 1855)
또한 남편 재산 중 연금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었는데요. 이혼 전 혼인 기간과 재결합 기간을 합한 기간이 5년 이상이라면 배우자의 연금 역시 분할이 가능하기 때문이었죠.
◎ 재산분할 언제나 청구 가능?
NO!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있습니다.
재산분할 시 반드시 기억하셔야 할 것 중 하나는 재산분할청구권의 '제척기간'인데요. 민법 제839조의 2에 따라 청구권은 이혼 날로부터 2년 이후에는 소멸됩니다.
따라서 반드시 이혼 후 2년 안에 재산분할을 신청해야 하는데요.
재산분할 다툼은 곧 재산은닉 다툼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재산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쟁점이기에 2년이라는 기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유를 부리면 부릴수록, 내 몫의 재산이 줄어들 수 있는 거죠.
따라서 이혼 재산분할은 이혼 진행 과정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고, 이후 재산분할이 필요하다 판단된다면 가능한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만약 2년의 제척기간 내 재산의 일부에 대해서만 재산분할을 청구한 경우라면? 특정된 청구 목적물이 아닌 나머지 재산에 대해서는 청구권이 소멸된 실제 사연이 있습니다.
따라서 안전한 재산분할을 위해서는 이혼 후 2년 내에 재산분할을 청구하여야 하고, 재산분할 청구 목적물 역시 특정함이 바람직합니다.
처음이 아니기에 더 어려울 수도, 쉬울 수도 있습니다. |
한 번 해봤으니까... 이혼 후 재결합, 그 후 재차 이혼은 오히려 처음보다 더 수월할 수도 있습니다.
서로 간 협의가 원활하다면 물 흐르듯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죠.
하지만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그 사이 나눠야 할 선이 모호해지고, 이혼 과정 역시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혼을 결심하신 순간부터 제대로 된 법률적 조언을 받아보신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보다 명확해지시리라 생각합니다.
나눠야 할 부분이 많을수록, 가지고 싶은 것이 명확한 이혼일수록 처음부터 어떤 전략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이후 삶이 크게 달라질 수 있죠.
이혼 후 삶도 평안할 수 있도록 더 늦지 않게 방향을 잡아보길 바랍니다.